세월호참사 진실 밝히는 것이 이 나라가 선진국이 될 것인지 시금석이다

글: 양기환(영화사 질라라비 대표)

 

 

세월호참사 때 마지막 구하다 놓친 아이 눈빛 잊을 수 없어

세월호참사 진실은 밝히지 않고 돈 먹고 떨어지라는 식 안돼

김성묵씨 단시 46일째, 진실규명 약속한 문 대통령은 침묵

황교안 단식 때는 앞다퉈 보도한 언론 누구 하나 보도 없어

문 정권과 한 몸인 시민사회단체도 묵언수행 중인지 조용

▲서기2020.11.18. 현재 세월호참사 진실을 밝혀 달라며 김성묵 씨가 청와대앞 분수대 광장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김성묵씨는 세월호참사 당시 세월호에 갖혀 있던 학생 포함 승객 30명을 구했다.

<김성묵 씨의 단식을 바라보며>

비장한 각오로 시작한 황교안 대표의 단식은 미리 영양제를 먹고 왔다고 해서 '영양제 단식'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밤이슬 피해 국회 천막에서 자고 아침에 온다고 해서 '출퇴근 단식'이라고 했습니다. 나중에는 경호실이 양해하여 천막까지 치고 단식을 했지만 결국은 9일째 되는 날 병원에 실려 감으로써 8일간의 단식으로 기록되었습니다.

그만큼 단식은 나를 죽이는 힘든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단식 소식은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뉴스를 장식했습니다.

2014년 유민 아빠 김영오 씨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광화문 광장 천막 안에서 46일간 단식을 했습니다. 최장 시간 단식을 한 것입니다.

그의 단식에는 많은 시민과 시민단체들이 앞다투어 동조 단식을 하고 연대하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10일간의 동조 단식을 하면서 김영오 씨에게 힘을 보탰습니다.

세월호 마지막 생존자 김성묵 씨가 청와대 앞에 돗자리 하나만을 깔고, 노숙 단식을 시작한 지 오늘로써 46일째입니다. 최장 단식 기록 김영오 씨와 같은 것입니다.

김성묵 씨는 비닐 천막 하나 허용되지 않는 청와대 분수대 앞 차가운 아스팔트에 앉아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이슬이 내리면 맞아야 하고 비가 내리면 작은 우산 하나에 의지해야 합니다. 낮과 밤의 인왕산 온도 차는 그를 더욱 괴롭힙니다.

장기가 타들어 가고 잇몸이 다 녹아내리는 김성묵 씨의 단식은 전혀 쟁점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를 더욱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고 결국은 그를 죽음으로 내모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눈치나 살피는 짝퉁 시민사회단체들의 암묵적인 담합은 열악한 시민운동의 현주소를 말해줍니다. 정치 권력에 휘둘리는 시민사회 진영들입니다.

소위 '기레기'라고 불리는 언론들도 아예 외면하고 눈 감고 있습니다.

그러니 시민들이 이 사실을 알 리가 없습니다. 저조차도 단식 34일이 될 때까지 모르고 있었으니까요. 지금 김성묵 씨의 단식장에는 청와대 202경비단과 종로서 정보관들만 득실댈 뿐 찾는 이 없는 그야말로 적막강산입니다.

그는 외롭고 고립된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는 그는 목숨을 걸었습니다.

진상규명의 이 적기를 놓친다면 세월호의 진상규명은 역사 속에 남는 '과거사'가 되는 것입니다.

추모공원 조성하고 추모사업은 진행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30명의 아이를 구하고, 자신의 조끼를 친구에게 벗어 주었다는 아이를 구하려고 뛰어들었을 때는 물살에 휩쓸려 가라앉고 있었고 그 순간 아이와 마주쳤던 눈빛. 그 눈빛을 뒤로하고 탈출할 수밖에 없었던 자책감, 그 아비규환의 지옥에서 탈출한 김성묵 씨의 시간은 그의 삶은 딱 거기에 멈춰져 있습니다.

귀가 들리지 않고 잇몸이 녹아내리고 치아가 빠진 그는 6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하루도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이의 마지막 눈빛은 그의 곁을 유령처럼 맴돌고 있습니다.

김성묵 씨가 사는 단 하나의 이유는 세월호의 진실규명입니다.

그러나 지금 진상규명은 광주의 5.18과 제주4.3처럼 역사에 맡겨지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합니다.

대통령은 진상규명에 의지를 실질적으로 밝히고, 법무부ㆍ국방부ㆍ국정원 등 정부 부처와 기관들을 독려하여 현재의 대검 특수단을 확대 강화하여 '범정부 합동수사단'을 꾸리고 수사에 속도를 내야만 합니다. 이제 세월호 대통령은 임기가 1년 남았습니다. 법적으로 못 할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청와대 시민사회 수석과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의원은 '사참위(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권한 강화ㆍ기간 연장ㆍ수사권 부여 등을 골자로 하는 사참위 법률 개정안만 앵무새처럼 되뇔 것이 아니라, '지부상소'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자신의 직을 걸고 대통령께 충언하여 대통령이 직접 나서게 해야만 합니다. 걱정하는 지지율도 올라갈 것입니다.

정녕 하늘이 두렵지 않습니까.

만약 이 문제를 이렇게 방치하고서 대통령 임기를 끝마친다면 두고두고 천추의 한이 될 것입니다.

성공한 대통령이 아니라 가장 무능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고, 수장당한 304인의 영혼들도 당신을 절대로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국민은 집권 여당 민주당에 180석을 밀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당신들의 모습을 바라보십시오.

세월호 문제 하나 책임지고 활동하는 국회의원이 없습니다.

어찌들 이리 뻔뻔들 하십니까. 후안무치도 유분수입니다. 그러고도 그 입으로 개혁을 얘기하면 그게 국민에게 통하고 먹힐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박근혜 정권의 호위무사 한나라당 국회의원들과 당신들은 무엇이 어떻게 다르다는 것입니까.

KBSㆍMBC 공영방송과 SBS 지상파 방송에도 묻습니다.

김성묵 씨가 왜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고 저러는지, 진실규명 어디까지 왔는지, 과연 사참위 가지고서도 진실규명이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김성묵 씨의 주장대로 범정부 합수단 같은 수사기구가 있어야 하는지 탐사보도, 심층 보도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방송 토론 편성하여 국민에게 알 권리 제공해야 할 의무가 공공성을 가진 지상파 공영방송에게는 있지 않습니까. 왜 직무유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나라 꼴이 엉망으로 되는 것입니다.

당신들은 지금까지 단신 뉴스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배짱으로 일관하며 남몰라라 하고 외면하고 있습니다. 언론인의 정녕 직업윤리,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린 것입니까.

저는 묻습니다. 우리가 21세기 문명사회에 살고 있습니까? 타자의 아픔에 대한 공감 능력이 이렇게도 없단 말입니까.

도대체 이게,

어디 사람 새끼가 사는 나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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