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은 호들갑 그만 떨고 북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

 

글: 한설(국립춘천대학 초빙교수, 예비역 준장)

 

남과 북은 휴전하고 있을 뿐 현재 전쟁 상태임을 잊지 말아야

남한 민이 적국인 북한 영역에 들어간 것은 북이 결정권 가져

여권이나 야권이나 감정으로 북을 대하면 반드시 패배하고 말아

절반이 기본소득으로 허덕이는 남한, 빈부격차 없는 북에 대한

대북 경제제재 풀려서 발전하고, 지금처럼 가진 자들의 횡포가

계속되면 남한 인구 절반 이상이 북한 선택하는 비극 맞을 수도

 

▲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로 북조선은 상시 빈곤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북제재가 풀리면 북조선은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자료: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어떤 대상인지 잊어버렸나 보다.

여야 할 것 없이 이번 어업지도원 사건 이후 북한이 어떤 존재이며 북한과 우리가 어떤 관계인지를 잊어버린 모양이다.

북한은 우리와 적대관계에 있는 상대다. 정전협정이 그대로 유효하며 한국전쟁은 법적으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언제 다시 전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다.

평화조약은 고사하고 아직 종전선언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마치 북한을 이웃의 보통 국가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남과 북은 같은 민족이지만 서로 총부리를 맞대고 있는 상대다. 불과 얼마 전까지 서로 총을 쏘았다. 서로 죽이고 죽였다.

우리 측 어업지도원이 그냥 이웃집에 놀러 갔다가 총에 맞고 사망한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적대 국가의 영역에 들어가서 사살당한 것이다.

여당과 야당 가리지 않고 호들갑을 떠는 것을 보면 이들이 북한을 어떤 사대인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마치 우리가 호통을 치고 야단을 치면 북한이 하자는 대로 다 해 줄 것으로 아는 모양이다.

TV와 방송에서 나온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들도 어이가 없다. 북한은 우리를 전략적으로 대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북한을 상대하고 있다.

이런 경우 백이면 백 모두 진다. 어업지도원 사건으로 국민의 감정이 고조되었다. 주로 보수적 경향의 정치인들과 방송들이 어업지도원 사건의 파장을 증폭시키고 있다.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도 거기에 어기적거리며 따라가고 있는 양상이다. 적어도 북한과의 관계에서는 국민의 감정이 고조되었다고 해서 정치권이 그렇게 따라가서는 안 되는 법이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군사적인 충돌을 방지하고 예방하는 것이다. 적극적인 평화가 아니라도 소극적인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이 도발해올 때도 그냥 조용히 있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상대방이 도발해오면 우리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냉정하게 따져보자. 어떤 이유든 우리 국민이 적대 국가인 북한의 영역에 들어갔다. 그럴 경우 어업지도원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북한의 결정사항이다.

북한은 그를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우리가 아니라 북한이 결정한다. 우리는 북한의 결정 과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우리라면 귀순한 사람을 살려서 인도적으로 대할 것이다. 분명하게 알아야 할 것은 북한에 우리와 같은 인도적 규범을 요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북한에 대해 비난은 할 수 있다. 북한이 이번에 어업지도원을 사살한 것은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다.

분명히 남한의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에 분명한 신호를 주고자 한 것이다. 파르르 해서 북한을 비난하느라고 정신을 잃어버리기보다는 북한이 우리에게 보내고자 하는 신호가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더 옳다.

남한과 북한 중 어느 측이 더 강력한 국가일까? 우리는 경제력이 강하니 당연히 우리가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떤 국가가 더 강력한지에 대한 평가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 북한이 우리보다 훨씬 견고하고 강력하다. 북한은 핵을 가지고 있는 국가다. 지구상에서 핵을 가진 국가가 몇 나라나 되지 않는다. 핵은 그냥 통상의 무기가 아니다. 핵보유국과 핵을 보유하지 않은 국가는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아마 북한은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경제제재만 풀리면 북한이 남한을 뛰어넘는 경제적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경제 제재가 풀리면 북한이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룰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만일 북한이 경제발전에 따른 빈부격차의 문제를 해소한다면 남한보다 비교우위에 설 가능성도 크다.

국민의 절반이 기본소득 수준에서 허덕거리는 남한과 빈부격차가 거의 없는 북한과의 체제경쟁에서 남한은 절대로 유리하지 않다.

지금처럼 있는 자들이 횡포를 부리면 결과는 뻔하다. 우리 국민의 절반이 남한이 아니라 북한을 선택할 것이다. 아니라고 생각하시는가?

북한과 우리는 적대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어업지도원 사건으로 자신들의 본색을 드러냈다.

말로만 북한과 화해와 협력을 이야기했지 사실 속으로는 적대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특히 그 과정에서 정의당의 심상정은 목불인견의 수준이다. 심상정의 수준을 짐작하게 한다.

북한을 상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을 배제하는 것이다. 가장 이성적으로 무엇이 합리적이고 우리에게 유리한가를 따져야 한다.

휘발성이 강한 감정적 요인에 좌우되어서는 남북 간 화해와 발전은 없으며 우리에게 이익은 없다.

북한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우리가 북한을 훨씬 더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남한이 북한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훨씬 더 많아질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면 우리는 경제영토를 확대해야 한다.

비록 정치적으로 군사적으로 통일은 하지 못하더라도 경제적으로는 서로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북한은 우리가 경제영토를 확대하기 위해 가장 우선적인 대상이다.

북한은 경제제재가 풀리면 남한을 쳐다볼 이유가 없다. 북한은 일본과 중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과 마음대로 교류를 할 수 있다.

정작 시간이 없는 것은 우리다.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가 풀리기 전에 남북한의 긴밀한 경제 관계가 구축되어야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누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가? 북한인가? 아니면 남한인가?

우리에게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어업지도원 사건에서 여야 신문방송을 막론하고 남북관계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

정치지도자는 국민의 감정에 따라가기만 해서는 안 된다. 때에 따라 국민의 감정도 잘 다스리고 이끌고 가는 역할도 해야 한다.

여론을 주도하지 못하고 여론에 따라가기만 하면 어떤 결과가 되겠는가? 여야 모두 북한을 무슨 이웃집 하인인 줄 아는 것 같다.

정신을 차리시길. 상대는 만만치 않다. 경적필패. 적을 가볍게 보면 반드시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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