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자원과 식량 그리고 정보를 장악한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글: 공관 (북동중아시아연대 중앙위 의장)

 

영국 해군제독 피셔가 서기 1905년 석유로의 동력전환 제안

당시 해군장관 처칠의 수용으로 세계는 석유 동력시대 개막

녹스다시, 조로아스터교 신전 불기둥이 석유에서 나온 것 확인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는 러시아에 침투한 간첩의 정보 때문

 

▲시드니 라일리(Sidney Reilly, 1874~1925). 이 사진은 그가 서기 1923년 그의 결혼기념일에 한 여배우와 찍은 것이다. 우크라이나 태생으로 석유를 찾아내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나중에는 영국비밀 정보원 노릇을 하였다.  러시아가 차지한 요동반도 여순에 잠입하여 러시아 군의 정보를 빼내 서기1902년 영일동맹에 따라 일본에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1905년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는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서기1925년 소련에 체포돼 처형된다.

 

■ 국가의 생존법. 정보공작의 힘 (3)

영화 007의 원형 모델, 간첩 시드니 라일리

“에너지와 식량과 정보를 제압하는 자가 세계를 제압한다.”는 태제는 21C세계를 지배하는 원리로서 변함이 없다.(*1)

에너지 지정학 관점으로 보면, 지난 세기 1.2차 세계대전의 주요 발발원인에 석유가 자리 잡고 있다. 아직 화석원료를 대체해서 인류가 안전하게 사용하는 에너지가 보편화 되어 있지는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과 러시아 간 천연가스관 건설 사업인 '노드 스트림 2'와 관련해 제재와 미군부대 이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독일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데서도 잘 상징되고 있다.

석유의 시대를 예견한 영국, 그리고 007작전으로 중동을 장악하다.

한 시대를 여는 데는 선견(先見)을 가진 인물들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성취해 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기걸한 인물들 또한 있다.

그들의 활동들이 엮이어 역동적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을 보면 경이롭다. 인간이란 참 위대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영국에 해군제독 피셔(John Arbuthnot Fisher, 1841~1920)가 있었다. 그는 영국 해군을 개혁함으로서 유틀랜드 해전(Battle of Jutland, 1916.)에서 독일의 해양 도전으로부터 영국의 재해권을 확보한 세계적 해양전략의 명장이다.

그가 1904년에 새로운 연료로서 석유(black gold)의 가치를 알아봤다. 그는 석유는 미래라고 선언했다. 영국 군함을 석탄화력에서 석유로 바꾸는 것(1911년)이었다. 그는 당시 해군장관인 윈스턴 처칠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명민한 처칠은 피셔 제독의 건의를 깊이 이해하고 석유가 해군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영국의 경제에너지 보존에 필요불가결함을 간파했다.

피셔가 처칠에게 “석유는 대량으로 저장될 수 있고 값도 싸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선박들이 더 빨리 움직일 수 있게 해준다.

해군 전쟁은 '순수한 상식'이다. '모든 필수품 중 첫 번째는 속도 SPEED이다. 그래서 싸울 수 있다 – 당신이 원할 때, 당신이 좋아하는 곳과 당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그것은 영국 군함이 적 군함을 능가하고 전투에서 결정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득했다면,

처칠은 “석유 공급을 확보하는 것은 해군에 관한 것만이 아닙니다. 영국의 미래를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석탄이 제국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것을 보았지만, 석유에 크게 의존했습니다. '석유를 구할 수 없다면 옥수수를 구할 수 없고, 면화를 구할 수도 없고, 영국의 경제에너지 보존에 필요한 천 가지의 상품을 구할 수도 없다'고 1913년 7월 의회에서 감동적인 연설을 하기도 했다.”(*2)

1905년에는 영국비밀정보부와 정부도 새로운 연료의 중요성을 인지했다. 문제는 영국에는 석유가 없다는 점. 미국, 러시아, 멕시코에서 조달해야 하는 애로가 있었다. 이 문제는 평시에도 난제지만 전시에는 더욱 곤란했다.

■영화 007시리즈 원형 모델, 간첩 시드니 라일리 중동석유를 장악하다.

영국은 석유획득 작전을 개시했다. 영화 007시리즈에 나오는 제임스 본드의 원형 모델, 노련한 간첩 시드니 라일리(Sidney George Reilly, 1873~1925)를 투입한다.

그의 임무는 호주 출신의 괴짜 아마추어 지리학자이자 엔지니어인 녹스 다시(William Knox D'Arcy, 1849~1917)를 찾아, 그가 찾은 유전을 영국에 넘기도록 하는 것이었다.

녹스 다시는 역사에 조예가 깊어 고대 페르시아의 불의 신 오르마즈드(조로아스타교 주신)의 성소에 있는 ‘불기둥’에 대한 설명이 그러한 특정 성소에 있는 바위에서 흘러나오는 나프타(석유)에 불을 붙이는 조로아스타교 사제들의 의식에서 비롯되었다고 확신했다.

그는 석유를 찾아 고대 페르시아의 이러한 신전터가 존재했던 지역을 수년 동안 뒤지고 다녔다. 그리고 영국은행들로부터 지원이 점점 줄어들자 자신의 발굴에 재정지원을 받기 위해 런던을 여러 번 방문하기도 하였다.

녹스 다시는 1890년 페르시아의 새 군주 무자파르 알틴왕으로부터 60년 동안 페르시아 영토안의 지하자원의 개발과 이익권(페르시아 왕에게 16%의 로얄티)을 획득/매입하는데 성공하였다.

■라일리와 녹스 다시의 만남. 세계 에너지 지정학을 확정짓다.

1905년 라일리가 녹스 다시를 추적하여 찾아냈을 당시 다시는 은퇴하여 고향인 호주로 돌아가기 전에 파리 로스차일드 은행 그룹을 통해 프랑스인과 석유 합작탐사를 벌이기로 서명하기로 돼 있었다. 프랑스로 석유자원이 넘어가기 일보 직전이었다. 라일리는 다시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3)

이는 영국이 페르시아의 유전을 장악함을 의미했다. 미래의 중요한 전략 에너지의 확보인 것이다. 그들의 최대업적이라고들 평가한다.

피터 프란코판은 『실크로드: 세계의 새로운 역사』에서 그 사건의 세계사적 의미를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발견에 비견했다.

“인간적인 차원에서 녹스 다시의 양보는 놀라운 사업적 수완과 승리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것의 세계적인 의미는 1492년 콜럼버스의 대서양 횡단 발견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리고 역시, 엄청난 보물들과 재산들이 정복자들에 의해 수용되어 유럽으로 보내졌다. 같은 일이 또 일어났다.”라고. (*4)

그로 중동은 지금까지 앵글로 섹슨족 영·미의 무대가 되었다. 라일리는 보어전쟁에 개입했다. 레닌 암살 미수사건에도 개입했다는 설이 있었다.

■천의 얼굴 라일리 요동반도에서도 첩보활동을 하다.

놀라운 것은 라일리가 러·일 전쟁 직전인 1903년, 러시아 군사기지가 있는 전략적 요충지인 요동반도 뤼순에 숨어들었다. 신분을 세탁하고 버젓이 사업가로 활동하였다는 점이다.

그는 건축용 목재 무역상으로 위장하여 뤼순에 이주하여, 목재 회사를 개업하고, 러시아 군사령부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러시아 군사 동향에 관한 정보와 뤼순 요새의 도면 등을 영국과 일본에 제공했다.

러시아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공사관에 부임한 일본의 특급 스파이 아카시 모도찌로우(明石元二朗)의 요청이 있었다. 1902년 1차 영·일동맹에 기초한 정보협력차원으로 그들은 친구가 되었다. 그는 소련 땅에서 처형되었다. 향년 52세였다. 라일리에 대한 이야기기는 우리의 흥미를 끈다.

손자병법에서 말하듯 스파이 세계는 미묘하고 은밀하고 정미롭고 숭고하고 성스럽기까지 하다. (*5)

참고

(*1:구라마에 모리미치倉前盛夫,『새로운 惡의 論理』 최현 역, 범우사. 1980. 230쪽)

(*2:Peter Frankopan, The Silk Roads: A New History of the World, Bloomsbury Publishing, 2015) ‘The Road of Black Gold’

https://publicism.info/history/silk_roads/17.html

군말: 위의 책이 『실크로드 세계사: 고대 제국에서 G2 시대까지. 2017』로 한글판이 나왔으나, 내가 구입하지 못해서 구글에서 검색했음.

(*3:윌리엄 엥달 『석유지정학이 파헤친 20세기 세계사의 진실』 ― 영국과 미국의 세계지배와 그 메커니즘 ― , 서미석 역, 도서출판 길 2007. pp44~46)

(*4: Peter Frankopan 2015)

(*5:『孫子兵法』 「用間篇」第十三. 非聖智不能用間,非仁義不能使間,非微妙不能得間之實。微哉!微哉!無所不用間也)

2020.08.25. 서울 남쪽 인릉산 아래 누실에서. 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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