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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삶의 지혜

기사승인 2020.03.07  20: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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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서 일어나는 일들에 놀라지 않을 인생의 지혜가 필요하다.

글: 신평(변호사, 사단법인 공정세상연구소장)

 

 

경주 집에 내려온 막내 딸이 내뿜는 환한 빛, 집 전체 밝혀

지금 창궐하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나치게 공포감 안겨

세상사에 일희일비하며 놀라지말고 담담히 수용하는 지혜

홍준표씨의 민주주의 몰이해, 경박함, 패거리의식에 놀라

 

▲ 서기2019.07.03. 미국 뉴욕에서 세계코리아재단이 주최한 세계코리아포럼 학술대회를 마치고 찍은 사진입니다. 제 옆의 여성이 컬럼비아 대학과 카도조 로스쿨을 나와 뉴욕에서 활동 중인 장원경 변호사입니다. 장준하 선생님의 장손녀입니다. 한 평생을 조국을 위해 바친 할아버지의 유업을 잇겠다는 강한 포부롤 갖고 있었습니다. 왼쪽에서 두번째가 필자.

[막내 딸과의 대화]

코로나 바이러스로 서울에서 할 일이 없어진 막내딸이 경주 집에 내려와 함께 지내고 있다. 하루하루가 눈부시다. 딸이 내뿜는 환한 빛이 집 전체를 밝게 비춘다. 늙은 애비를 마다하지 않고 이렇게 옆에 있어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나중에 이 집의 주인이 될지 모르는 이 아이에게 집의 관리나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눈치 채지 않게 하나씩 슬쩍 넣어준다. 오늘 아침식사를 하면서 해준 이야기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에겐 큰 일이 아닐 수 있다. 감염된 사람들 중 80퍼센트는 그냥 가볍게 지나간다.

실내에서는 에어로졸 형태에 의한 감염이 있을 수 있으므로 대화를 할 때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

그러나 실외에서는 2미터 이상의 거리두기를 하고 대화를 하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지금 우리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집단적 공포를 느끼고 있다. 실제의 해악보다 훨씬 과장된 공포라고 본다.

80년대 말에 에이즈가 처음 출현했을 때의 집단패닉현상과 유사하다. 당시 숱한 괴담이 떠돌며 공포감을 부채질했다.

나중에 우리가 지금의 현상을 돌아보았을 때, 에이즈 때의 경험과 비슷한 것이었다는 것을 절감할 것이 아닌가 한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숱한 난관에 부닥친다. 이런 난관들 중에서 어떤 것은 조용히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 있다.

전쟁이나 경제적 공황 같은 것이 그것이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불가피한 이별도 그러하며, 또 지금의 코로나 사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할 일은 다해야 하나, 거대한 흐름에는 순명의 자세가 더 바람직할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은 가스불을 켜면서도 여기에서 미세먼지가 다량 발생한다고 걱정한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온 것은 그렇지 않다. 더한 연기나 오염현상을 겪으면서도 별 일 없이 살아왔다.

이 모든 것을 피하며 살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인생은 그런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나친 ‘건강염려증’은 자신의 삶을 황폐하게 만든다.“

대강 이런 내용으로 내가 말하고, 아이는 고맙게도 수긍해주었다. 며칠 째 밭일을 하느라 몸살이 난 나를 보며 약을 복용하라고 권하였다.

그러나 나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내 체력의 한계를 시험해보았고, 그 한계를 넘어 약간의 무리가 발생했지만 이 자각은 어쩌면 기분 좋은 경험이라고 했다. 

그리고 내 몸은 이것을 극복하며 더 튼튼해지는 것이니, 약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뉴스를 보니 홍준표 씨가 공천에서 탈락하여 상심이 큰 모양이다. 나는 그에게도 이 충격을 보다 대범하게 받아들이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

2008년도에 나는 한국헌법학회장으로서 국회와 ‘제헌 60주년 기념행사’의 한 부분인 국제학술대회를 공동개최하였다.

그 행사를 마치고 국회에서는 당시 핫하던 동방신기를 초청한 위에 국회 안에서 불꽃놀이를 하였다. 그때 국회의장이 바로 지금의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관위원장이었다.

김 의장과 나란히 앉아있는데, 저기서 홍준표 의원이 특유의 걸음걸이로 행사참석 차 걸어왔다. 그가 김 의장의 손을 잡으며 한 인사를 나는 지금도 잊지 않는다. “형님, 드디어 제2인자 자리에 오르셨네요!”

국회의장을 고작 대통령 다음의 서열로 인식하는 그 경박함, 민주주의에 대한 몰이해, 그리고 거의 공식적 자리에서 국회의장을 ‘형님’으로 호칭하는 볼썽사나운 패거리의식이 내 머리에 긴 여운을 남겼다.

물론 홍준표 씨는 그 후 2017년 궤멸된 보수를 끌어안고, 나름대로 대통령 선거에서 선전을 하였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그는 많은 면에서 새로워졌을 것이다.

그러나 나 자신 도저히 그에 비교하지도 못할 만큼 식견 없는 백면서생에 지나지 않음에도, 그에게 좀 더 너그럽게 이 상황을 받아들이며 남은 인생을 충실히 하라는 권유를 하고 싶다. 순명은 패배가 아니라 아름다운 광채로 빛날 수 있는 것이다.

 

 

■ 신평 변호사 약력

사법연수원 13기 수료, 대한민국 법관(판사), 경북대학교 법과대학교수, 한국헌법학회장, 일본 최고재판소 외국재판관 연수원, 중국 런민(人民)대학 객좌교수, 앰네스티법률가위원회 위원장 등 역임

 

■ 주요저서

일본땅 일본바람 (세대, 1990)

한국의 언론법 (높이깊이, 2011)

헌법 재판법 (법문사,2011)

한국의 사법개혁 (높이깊이, 2013)

로스쿨 교수를 위한 로스쿨 (높이깊이, 2016)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 (새움, 2018)

 

신평 mukto@naver.com

<저작권자 © 코리아 히스토리 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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