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녕성 환인현 오녀산성=졸본은 일제식민사학자가 제멋대로 비정한 것이다.

【정재수 작가의 ‘삼국사기 유리창을 깨다’ 역사시평】
① 고구려 최초 도읍지의 불편한 족쇄

<삼국역사의 새로운 관점>
기존 강단사학과 민족사학은 여러 부문에서 쟁점을 일으키며 대치하고 있다. 이는 시각의 차이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사료가 적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또한 일제식민사학의 영향을 받아 우리 역사의 시간과 공간을 가능한 한 작게 서술한 것도 한몫한다. 이 논란의 중심에 「삼국사기」가 있다. 「삼국사기」를 쓴 김부식은 유교사관에 따라 본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서술하지 않거나 또는 아주 짧게 언급하고 지나감으로써 우리 역사를 감추는 장본인이 되고 있다. 이제 일제강점기 남당 박창화(朴昌和) 선생이 일본 왕실도서관에서 필사해 온 <남당필사본>을 빌어 「삼국사기」가 숨겨놓은 삼국역사의 진면목을 살펴보려고 한다. 코리아히스토리타임즈는 정재수 작가의 ‘삼국사기 유리창을 깨다’ 역사시평을 매주 1회 게재한다.

 

▲ <삼국사기> 지리지에 따르면 고구려 발상지, 졸본=홀승골성은 의무려산 일대로 나온다.

《광개토왕릉비》에 따르면, 추모(주몽)가 고구려를 건국하면서 처음 도읍으로 삼은 곳은 ‘홀본서성산(홀본 서쪽의 성산)’이다. 『삼국사기』가 말하는 ‘홀승골성’이다.

우리는 중국 요녕성 환인의 오녀산성을 홀승골성으로 알고 있다. 과연 그럴까?

오녀산성은 고려 때의 오로(우라)산성이다. 그런데 어떤 문헌에도 오녀산성이 옛날 고구려의 홀승골성이라는 기록이 아예 없다.

유감스럽게도 처음 오녀산성으로 비정한 사람은 일제식민사학자 도리이 류조이다. 달리 근거가 있는 비정은 아니다.

특히 그는 홀승골성 뿐 아니라 이후 천도하는 위나암성, 환도성 등을 모두 국내성(통구성)이 있는 길림성 집안일대로 몰아넣는다.

이는 마치 대한민국 수도가 서울이 아닌 첩첩산중의 강원도 평창 정도에 있는 꼴이며, 이후 천도지 또한 주변을 맴돌았다는 얘기가 된다. 소가 웃을 일이다.

그렇다면 홀승골성은 어디인가?

지금의 요녕성 북진(北鎭-베이전) 의무려산(醫巫閭山)이다. 북진일대는 고구려의 모체인 홀본(졸본)국이 소재한 지역으로 동북평원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요하의 서쪽에 위치한다.

의무려산은 ‘상처받은 영혼을 치료하는 산’으로 옛적에 백악산으로 불렸으며, 《광개토왕릉비》가 기록한 홀본서성산이다. 의무려산으로 비정한 사례는 우리 문헌에도 나온다.

『삼국유사』는 중국 요나라 때의 의주(醫州) 지역으로, 중국 사서를 인용한 『삼국사기』는 의무려산을 구체적으로 지목한다. 특히 조선중기 유학자 허목은 ‘진산 의무려산아래 고구려 주몽씨가 졸본부여에 도읍하였다.’고 설명한다.

홀승골성의 위치 비정은 고구려 역사의 첫 단추를 꿰는 매우 엄중한 문제이다. 홀승골성이 의무려산이면 고구려의 출발이 중국대륙 요하 서쪽이며, 오녀산성이면 압록강 중류지역이 된다.

만약 지금처럼 오녀산성을 고집한다면 우리 민족의 국통인 고구려가 저 광활한 중국대륙을 지배하고 통치한 위대한 역사유산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결국에는 중국에 흡수되고 말 것이다.  

일제의 오녀산성 비정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추악한 족쇄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풀어야한다. 더 이상 부끄러운 역사를 연장해서는 안된다.

어찌 식민사학을 붙들고 있으면서 동북공정만을 탓할 수 있겠는가?

■ 역사연구가 정재수 작가는

5세기 한일고대사의 최대 미스터리 인물인 백제 곤지왕(昆支王) 전문가이다. 그는 곤지왕의 삶을 추적한 역사다큐소설 「곤지대왕」과 「백제와 곤지왕」을 쓴 저자이다. 특히 집필과정에서 곤지왕을 두 번이나 현몽하여, 이를 바탕으로 김영화 화백이 그린 곤지왕 존영이 일본 아스카베신사(곤지왕신사)에 기증되어 있다. 또한 삼국역사 전체를 새롭게 조명한 ‘삼국사기 유리창을 깨다’ 역사시리즈인 「고구려역사의 부활」,「백제역사의 통곡」,「신라역사의 명암」 등 전3권을 출간한다. 정재수 작가는 ‘「삼국사기」가 서술한 삼국역사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힘주어 강조한다.  

▲ 광개토태왕 비석에 나오는 홀본서성산기사. 홀본은 졸본이고 홀승골성으로도 불린다.
▲중국 요녕성 요하 서쪽에 있는 의무려산. 이곳이 고구려 첫 도읍지로 비정된다.
▲정재수 작가. 기존 식민사관을 탈피하여 고구려, 백제, 신라 역사에 새로운 해석을 가한 책들을 펴내고 있다.
▲정재수 작가가 펴낸 책들. 정재수 작가가 출판한 <삼국사기 유리창을 깨다 연속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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